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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선, 하지만 길은 두 개가 아니다 영화 두 개의 선을 보고 극장 문을 나서면서 그가 뱉은 말. "똑똑하면 피곤해" 그러게 하고 맞장구를 치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럴까? 똑똑해서, 이것저것 따지고 들어서 피곤한 거라면 그냥 모르고 사는 게 나은 걸까? 내가 깨닫고 저항한다고 세상을 바꿀 수도 없다면 차라리 그냥 물흐르는 대로 남들과 똑같이 사는 게 맘 편한 삶일까?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때때로, 나는 설득당한다. 회사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 이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를 듣던 그녀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뭐하러 혼인신고를 안 하냐고 되묻는다. 나는 자꾸만 헛바퀴 돌리듯 신념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현실과 마주한 신념이란 단어는 너무나 왜소해 보인다. 두 개의 선 (2012)2 Lines 8감독지민출연이철, 지민정.. 더보기
출판사 X, 그리고 대나무 숲 - 도가니가 끓고 있다 안티 베스트셀러 카테고리를 어찌 채울까 고민 많이 했는데, 이런 글을 쓰게 되니 참 기분이 묘하다. 요 며칠 사이에 트위터가 꽤 떠들썩 했다. 9월 4일 출판사 X의 출현. 처음에는 그저 썩을 대로 썩은 출판사 내부인의 지치고 지친 넋두리 정도로 생각했다. 사람들은 흥미 반, 걱정 반으로 이 흥미진진한 내부 고발 성격의 트위터를 지켜보았다. 삽시간에 출판사 X의 소문이 SNS 속으로 특히 출판과 관계 있거나 문화 관련 종사자들의 관심이 컸던 것 같다. 9월 11일(혹은 9월 12일) 출판사 X의 계정이 없어졌으나 여전히 그 흔적은 온라인에 남아있다. 구글에 '출판사 X'를 검색하면 저장된 페이지가 나온다. 노동력 착취, 열악한 노동 환경, 법을 어기며 출판하는 행태 등이 올라와 있었다. (일부 트윗를 볼.. 더보기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 함께 하면 좋겠다 고래가 그랬어와 경향신문 공동 캠페인인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이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이 약속의 말을 쓰고 등록할 수 있다. 등록하면 곧 집으로 우편물이 온다. 약속장과 스티커 등이 담겨 있다. 쨍한 녹색이 참 예쁘다.7가지 약속이 마음에 쏙 든다. 생각이 다른 건 괜찮지만 서로를 비방하고 다른 생각을 잘라버리려는 사람들이 무섭다. 어차피 함께 사는 사회라면 다른 것도 인정하고 유하게 넘어갈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세상을 만드는 기초는 역시 교육일 것이다. (공부가 아닌 산교육) 이 약속을 한 부모들 밑에서 공감 능력과 소통 능력이 남다른 아이들이 자라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각박한 세상에서 약속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 보니 그래도 기분이 좋다. 함께 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며.. 더보기
내가 '나'와 '꿈'에 집착하는 이유 내가 아는 내가 나 맞나?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라는 걸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뭘까요?"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우리들 앞에 툭 하고 던졌던 질문이었지. 선생님은 그저 수업시간을 때우기 위해 던진 질문이었겠지. 그런데 나는 왠지,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질문을 받은 날 내 삶의 화두를 짊어진 느낌이야. 그 때 당시 내가 대답할 수 있었던 건 그저 내 이름과 좋아하는 과자, 좋아하는 놀이 정도였지. 그런데 똑같은 이름에 똑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은 쌔고 쌨으니까 난 뭔가 함정에 빠진 듯 한 기분이었지. 그 질문을 받고 난 후 어느 샌가부터 내 인생의 목적은 무척 선명해졌어. 그건 바로 진정한 '나'를 찾는 거야.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 태어난 순간의 나는 나지만 완전한 내가 아니라고. 무슨 요상.. 더보기
멀티미디어와 시간의 흐름 속 육체의 의미 2008년 5월 13일 주제 : 영화예술 속 육체를 바라보는 자본주의의 시선 과제 : 자신의 전공과 연계시킨 관점에서 바라본 주제를 글로 쓰기 멀티미디어와 시간의 흐름 속 육체의 의미 Prologue | 진화된 인터넷 속 자본주의 시선들, 육체를 바라보다? 멀티미디어는 온라인 상에서 양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Time』지에서 2006년의 인물로 'YOU'를 지목하게 되었고 이제는 Web 2.0의 시대가 도래했다. Web 2.0은 기존의 웹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기업사이트에서 제공만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인터넷 유저가 웹에 참여하여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진화된 웹을 말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육체는 상품화된 다. 그것이 sex로서의 육체인지 gender로서의 육체인지 분류되지 않은 채 뒤죽박.. 더보기
언젠가 한 번쯤, 유쾌한 꿈 <멋진 악몽> 멋진 악몽 (2012)Once in a Blue Moon 8감독미타니 코키출연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아베 히로시, 타케우치 유코, 아사노 타다노부정보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42 분 | 2012-04-19 마음에 안 드는 영화는 할 말이 많아지지만 마음에 드는 영화는 뭔가 리뷰를 쓰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뭘 써도 그저 부연설명이 될 뿐, 영화를 직접 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으니까. 『멋진 악몽』은 재밌는 영화다.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구성도 마음에 든다. 일단 코미디 영화지만 식상하지 않은 스토리, 사상 최초로 유령이 법정 증인으로 선다는 설정이 신선하다. 사실 코미디 영화는 즐겨보지 않지만 언젠가 TV에서 본 후카츠 에리의 인터뷰가 이상하게도 뇌리에 남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물론.. 더보기
미친년이 안 되면? 미친년이 되고 만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겠다. 누군가는 미쳐야 미친다고도 했다는데,무슨 헛소리냐고? 내 인생에서 『미친년』이라는 책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다가 급작스레 튀어나온 말이다. 남이 말하는 것들에 끄달리며 살아가는 세상은 미친 세상이다. 단전에 힘이 없으면 그 소리에 같이 미쳐 날뛰게 된다. 그게 바로 미친 것이다. 정말로 미치지 않고 살려면 역설적으로 360도 완전히 미쳐라. 다시 자기 자리에 돌아왔으나 더 이상 이전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도록 홀딱 미쳐야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180도, 270도 미치는 건 미친 게 아니다. 270도 미치면 요술이나 부리지, 아무것도 아니다.제대로 미치지 않으면 나 대신 다른 놈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내가 없고 남이 있을 뿐이다. 남이 칭찬한다고 .. 더보기
조용히 탄생하는 유쾌한 우주, 달팽이의 별 영화 을 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나무와 교감하는 주인공이다. 가만히 나무를 끓어안은 모습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무언가가 두근거렸다. 편집 방식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 좋았다. 러닝타임도 길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만 간추려 담은 듯, 담백한 느낌이다. 감독의 인터뷰 중에 영찬씨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구도자', '수도승' 같은 느낌을 담으려고 했다는 부분이 있었다. 내게도 그런 느낌이 전해졌다. 순호씨가 영찬씨와 소통하는 방법인 점화(손등을 통해 전달하는 수화)는 친구와 나의 유행어가 되었다. "뭐...해?" 순호씨와 영찬시 각자의 세계, 그리고 서로만의 세계가 좋았다. 그냥 보기 좋았다. 중간중간 삽입된 영찬씨의 글이 가슴에 콕콕 박혔다. "외로울 땐 외롭다고 하여라.""지구는.. 더보기
기록 창고 * 만화책미녀는 괴로워엔젤전설무한의 주인자학의 시 교도관 나오키 살인자ㅇ난감어쿠스틱 라이프드레스 코드신과 함께금요일인터뷰 by 루드비코 * 애니메이션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영화이터널 선샤인씨 인사이드헤드윅어웨이 위 고애프터 미드나잇달팽이의 별안경카모메 식당요시노 이발관가족의 탄생베트맨 비긴즈인셉션말하는 건축가두 개의 선 이대로가 좋아요바그다드 카페 어둠속의 댄서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매치 포인트미드나잇인파리 * 음악자우림 김윤아 1집 2집 3집 이상은비밀의 화원생의 한가운데 롤러코스터너에게 보내는 노래 스웨터별똥별No.7 페퍼톤즈샐러리 susie suh 게이트 플라워즈 검정치마 Kings of Convenience 패닉왼손잡이 긱스 짝사랑 김광석일어나 양희은사랑 그 쓸쓸함 최고은 Y.. 더보기
About이랄까 cos mos cow 어깨에 힘빼고, 실험실이니까 이것저것 여러 가지 시도해 보렵니다. A B O U T 글, 이란 것은 잘 쓰려고 하면 할수록 어렵고.품 안에 넣으려고 하면 밑으로 쏙 빠지고 마는,마치 저 하늘의 별처럼 아련하고 발바닥의 모기 자국마냥 긁어도 긁어도 백퍼센트 시원하지가 않다. 마음을 캡쳐해서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글이라는 그릇을 미숙하게 사용하는 내 탓도 있지만,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그 사이에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어쩔 수 없는 사실 때문에 (혹은 내가 그렇게 믿기 때문에) 나 같은 겁쟁이는 글 하나도 제대로 못 쓰고 빌빌댄다. 결국 모든 오해와 이해 사이에서 살아야 함을,결국, 받아들이면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다. 내가 나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