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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쯤, 유쾌한 꿈 <멋진 악몽>



멋진 악몽 (2012)

Once in a Blue Moon 
8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아베 히로시, 타케우치 유코, 아사노 타다노부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42 분 | 201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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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드는 영화는 할 말이 많아지지만 마음에 드는 영화는 뭔가 리뷰를 쓰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뭘 써도 그저 부연설명이 될 뿐, 영화를 직접 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으니까. 

『멋진 악몽』은 재밌는 영화다.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구성도 마음에 든다. 일단 코미디 영화지만 식상하지 않은 스토리, 사상 최초로 유령이 법정 증인으로 선다는 설정이 신선하다. 

사실 코미디 영화는 즐겨보지 않지만 언젠가 TV에서 본 후카츠 에리의 인터뷰가 이상하게도 뇌리에 남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물론 <웰컴 투 미스터 맥도날드> 감독의 작품이라서 어느 정도 믿고 본 것도 있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급하지도 않아서 뭔가 감독의 여유가 느껴졌다. 때마다 탁탁 걸려 나오는 위기의 타이밍이 적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장인물들 각각의 캐릭터가 확실하고 그로 인해 엮여지는 사건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니...역시 맥도날드의 감독답다!

코미디 영화니까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을 꼽자면. 검사가 자신이 아끼던 죽은 개의 유령을 만났을 때 식당 바닥에서 뒹구르는 감동적인 장면(무려 음악까지 깔아주니...)에서 눈가가 촉촉해지다가(그래...역시 사람 마음을 돌리는 데는 사랑이지...) 급작스럽게 음악이 끊기고 식당 손님들 시선으로 바닥에서 미친놈처럼 뒹구는 검사를 비췄을 때, 빵 터지고 말았다. 

"스스로 믿지 않는데, 누가 믿어주겠어?"


코미디지만 믿음, 신뢰에 대한 고민과 여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도 어느 정도 담고 있어서 한없이 가볍지 만은 않은 게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약간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 등장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 뭐 그 정도야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싶다.


후카츠 에리의 연기는 그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어질 만큼 좋았다. 캐릭터와 혼연일체한 듯한 느낌이 들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정적인 제목 <원스 인 어 블루문>으로(OST도) 다소 황당한 설정을 센스있게 감싸고 진부하지만 왠지모르게 그리 끈적하지 않고 산뜻한 엔딩으로 마무리한 점도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