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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덕 출판 일지

서점 본사 방문 - 미팅 가능 시간은 1시부터 4시까지

국내에서 책을 판다고 하면 유통사를 통해야 하는데 대형 도서 유통사로는 교보문고(온/오프),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리브로 등이 있다. 그리고 중소규모 오프라인 서점들이 있는데 일일이 거래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보통 '총판'이라는 지칭하는 중간업체를 이용한다.

<미란다처럼>은 일단 알라딘과 교보문고에만 입점을 했다. 두 곳과 거래한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본다. 

신규 계약할 때 교보문고는 직접 가야 하고 알라딘은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참고로, 2종 이상의 도서가 출간되어야 계약할 수 있다고 써있지만 직접 가서 계속적인 출간 의지를 보여주면 큰 문제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다. 저 문구는 안내 페이지를 통이미지로 올려놔서 수정을 안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치 않는 거래처에게 장벽이 느꼊도록 만들어놓은 장치인지는 모르겠다.


알라딘 계약 안내 페이지 : http://www.aladin.co.kr/supplier/wsupplier_confirm.aspx

안내 페이지에 등록을 하면 신규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온다. 메일로 온 서류를 작성해서 우편으로 보내면 오케이. 

참고로 공급률은 보통 서점 내부에서 제시하는 숫자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라딘, 교보, 예스24 세 군데에 직접 문의를 해보니 어떤 곳은 살짝 유연하게 느껴지고 어떤 곳은 아주 단호하게 자신들의 기준을 일방적으로 제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신규 거래를 한 후에 책에 대한 보도자료와 표지 이미지를 메일로 보내면 담당자가 인터넷 등에 책에 대한 정보를 올린다. 

여기까지 하면 다 된건가? 할 수도 있지만 이름도 없는 출판사에서 책만 등록해놓고 있으면 책이 한낱 우주먼지가 되어 서점 DB속에 묻힐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담당 분야 엠디를 만나서 신간에 대한 소개도 하고 안면을 트기도 한다. 물론 책이 전문서이거나 대체도서가 없는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면 굳이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은 충정로에 있고 교보 본사는 파주에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 서점도 각각 돌아다니면서 담당 엠디를 만나는 것이 좋다. 오프라인 서점에 간 사람들은 대부분 평대를 구경하지 서가를 구경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평대에 책을 올리기 위해 서점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방문했던 어떤 서점은 돈을 받고 평대에 책을 올려주곤 했다. 아마 예전에 기사도 났던 것 같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돈 받고 구성해서 벌금 물었던... (이건 인터넷 서점 관련 기사지만 내가 방문했던 곳은 오프라인 대형 서점이었다.)

일단 서점 말고 본사에 가서 미팅을 하기로 했다. 보통 미팅 시간은 1시에서 3, 4시 사이다. 하루 안에 알라딘과 교보를 다 가려다 보니 시간을 잘 계산해야 했다. 충무로에 갔다가 파주로 가기로 했다.

예전에 출판사에서 일할 때도 신간이 나오면 자주 왔던 곳이라 낯설진 않았다. 하지만 신분(?)이 바뀌어 다시 오니 기분이 이상하긴 했다.


접견실에서 빈 의자를 마주하면 긴장된다. 사실 못팔 물건을 가져온 잡상인도 아닌데 왜 여기만 오면 그런 기분이 드는 걸까? 

미팅은 매우 싱겁게 끝났다. 사실 엠디분들이 영혼 있게 리액션해주는 걸 기대하기는 힘들다. 워낙 많은 책들을 다루고 여러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책 하나 가지고 장황한 설명을 하기 힘들기 때문. 짧은 시간 안에 책의 특징과 매력을 확 전달해야 하는데... fail...실패한 듯... 워낙 말주변이 없어서 별 수 없다. 


다음에 충정로 오면 역사 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도 괜찮겠다. (4000원이라니)


알라딘 미팅이 끝난 뒤 합정역으로 와서 파주로 가는 버스를 탄다. 그런데 2000번 버스를 탔어야 하는데 덜컥 200번 버스를 타버렸다. 파주로 가긴 가는데 일산으로 돌아서 가고 교보 앞으로 가려면 갈아타야 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한숨 자다가(-_-) 갈아타는 곳에서 내렸다. 이곳은...


삽다리 사거리! 이름 한번 정겹네.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심심해서 사진찍는 중. 해는 왜이리 뜨거운지...


한참 기다리다가 마을버스를 탔다. 덜컹 덜컹 덜컹~ 놀이동산 놀이기구보다 스릴 넘친다.


교보문고 본사로 걸어가는 돌길. 바닥 중간중간에 돌을 깔아놨는데... 걸을 때마다 왜 그랬을까? 의문이 든다. 걷기 힘들다.


두둥~



안에 들어가면 널찍한 접견 공간이 있고, 한쪽 벽면에 높디 높은 서가가 하나 있다. 왠지 금방이라도 책이 쏟아질 것 같이 생겼다.


여기에서는 구매팀 담당자와 인터넷서점 에세이 분야 엠디를 만난다. 각각 만나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매팀 담당자분. 냉철하면서도 배려 있게 말씀해주시는 것이 베테랑의 향기가 물씬. 가격이 좀 비싸게 책정된 것에 대해 지적을 해주셨다. (끄덕끄덕)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담당자들을 만나보라고도 말씀해주셨다. (끄덕끄덕) 책상에는 역시 책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그렇게 많은 책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내 책을 한동안 살펴보며 의견을 들려주셔서 참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