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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기록/덕후 생활

ConfConf 2016 후기

2월에 있었던 행사 후기를 지금 쓰기가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나름 정리하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샌프란시스코 페이스북 뉴캠퍼스 방문기, 캠퍼스 안에 나무공방이랑 자전거샵이 갖추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드 '실리콘밸리'에 여기에서 평생 안 나가고 먹고 살거냐고 하는 우스개 소리 나오던데 우스개 소리가 아니었어. 특히 IT 회사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전자제품(키보드, 마우스 등) 자판기랑 전자제품 전용 쓰레기통도 흥미로웠다.

인터넷에 안철수가 기업가로서 부족했던 것에 대해 쓴 글을 봤는데, 기업을 운영할 때 운영 철학이 빈약해 보였다는 내용이었는데... 페이스북을 포함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보여주는 운영 철학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조금 미완성이거나 실패할 확률이 있더라도... 국내에는 회사 고유의 색과 문화를 소속된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철학이 있는 회사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복지 좋고 이런 거 말고 이 회사 하면 이런 문화! 이런 식으로 떠오르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소개해주신 컴퓨터 박물관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배비지 차분 기관에 잠깐 꽂혔던 터라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실제로 차분 기관을 구현해 놓았다니... 엄청나게 크던데 그 옆에서 설명하고 있는 머리가 희끗한 큐레이터도 멋있었다. 컴퓨터가 만들어진 역사를 나중에 이론으로만 배운 사람보다는 뭔가 역사의 산증인 같은 느낌이라서... 

그다음에 페덱스로 데이터 보내기도 메모한 거 보니 흥미로웠던 것 같은데 이게 현재진행형 농담인지는 잘 모르겠네. 


그리고 보라 기자님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어릴 때 신문 기사에서 보고 저렇게 책이 많이 모이는 행사가 있다니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거대한 규모를 잘 담아오신 것 같다. 매일 도서전 보고 밤에 정리해서 기사 올리고 하는 스케쥴이었다고 하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런 규모의 행사는 또 사진도 기사용으로 쓰기 좋게 찍어야 겠구나 생각도 하고. (학교 다닐 때 SICAF 홍보팀 자원봉사 나가서 사진 찍었던 거 생각나네... 설국열차 원작자들이랑 제작 발표 인터뷰...봉 감독님... 찍은 거 아직 있음...ㅋㅋ)

와중에 뭔가 인상적인 게 있어서 moncle 영국 잡지사라고 적어놓았나 본데... 찾아 보니 굉장히 브랜드 마케팅이 잘된 잡지사 같다. 카페도 있고. 믓지네.


그 다음은 일본에서 열리는 YAPC 참가기. 발표하시는 분 입담도 좋고(일본 간다니가 자꾸 사람들이 코미케 가냐고 물었다고...ㅋㅋ) 그리고 도쿄에 있는 오픈소스 카페(블로터 소개 기사) 방문기도 발표하셨다. 요즘은 공간에 대한 고민이 참 많이 떠오르는 시절인 것 같은데 카페 공간 중에서도 서가가 역시 내 눈에는 제일 먼저 들어왔다. 

매출이 그냥 딱 운영비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책방을 작업실겸으로 운영한다. 요즘 국내에 많이 생기는 일부 책방의 운영 방식도 비슷하다고 아는데 이 기세라면 이런 방식의 삶이 꽤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네 번째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에 계시는 분의 발표. 그분이 참가한 행사에 대한 것도 흥미로웠지만 초반에 "Code for Good than Good Code"라는 카피가 인상적이었다. 자기 철학이 굉장히 강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Hypothes.is 사이트였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 지금 들어가 봤음. 메인에 동영상 썸네일이 버네바 부시가 상상했던 '그 기계' 같은데... (링크로 다 연결되어서 모든 지식이 다 들어있다는 뭐 그런 거였나...) 아! 웹페이지에 레이어를 얹어서 그 페이지에 대해서 뭐 토론을 하고 그런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음음.


다섯 번째는 GitHub. 여기서는 우버 티켓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행사 참가자에게 우버 택시 티켓을 주어서 딱 정해진 목적지(행사장)으로 태워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여기는 행사장이 특이했다. 약간 부둣가에 컨테이너 많고 오래되고 커다란 창고 같은 곳을 행사장으로 꾸몄는데 약간 힙한 클럽 느낌이었다. 그 전체적인 조화가 멋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뒷풀이 공연 같은 거 해주는데 개발자들 다 뻘쭘~하고 있었다는 에피소드도 재밌었고. (다른 분들도 어, 내가 갔던 행사도... 이러면서... 개발자 아니지만 개발자 유머 재밌음. nerd, geek 이런 거...)


그리고 광주에서 열렸던 ACT. 홍보가 안 되어서 한산했다는 비운의 미디어아트 행사. 사실 예전에 Making 시리즈 만들면서 인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나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 가곤 했지만 뭔가 아쉬운 점이 많았다. 뭔가 조화롭지 않고 구색을 맞추기 위한 작품이 많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

광주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 봐서는 공간 구성이나 프로그램이 꽤 양질로 짜여졌던 것 같다. 그리고 광주라는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걸어다니기 좋은 작은 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뜻밖의 광주 뽐뿌)


상상마당에서 열렸던 더플랜B. 민주주의를 위한 의사결정 노하우랄까 그런 것들을 서로 대화나누면서 찾아가는 행사였다고 한다. 예전에 전자책 출판협동조합 롤링다이스가 의사 결정을 할 때 만장일치로만 결정을 내린다고 했던 걸 들었다. 그때는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나중의 잡음(결국 시간을 더 잡아먹을 수도 있는)을 줄이는 일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현실, 현실적으로~ 라고 말하면서 빨리 결정하고 넘어가려는 관성이 있는데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결정해서 항상 좋았던 게 아니라면 다른 방식으로 해서 괜찮은지 나쁜지 확인해볼 기회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닐까? 뭐 그런 생각.


그리고 내가 발표했는데... (폭망...) 생각보다 10분이 너무 짧다. 그래도 속사포 랩처럼 말해서 10분 딱 맞추긴 했는데. 뭐라고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아, 뭐 연극 대본 읽기 하면서 쌍욕 많이 했다는 것만... (어휴)


 그리고... 영상 녹음본과 발표자료 올려주셨는데... 아직 항마력이 약해서 못보겠다. (안 볼란다~)

https://confconf.github.io/



작성일시 : 2016년 1월~12월

2017년 2월 스팸 공격으로 삭제된 글 재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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