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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릴리프 시리즈/미란다처럼

책 팔리기도 전에 공개하는 오탈자 페이지(feat.이스터에그)

하아... 이 포스팅을 공개하는 저의 마음은 착찹합니다만 그래도 출판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공유하겠다는 저의 신념(아무도 요구하지 않은 혼자만의... 개뼉다구 같은...)을 지키기 위해서! 가제본을 보면서 발견한 오류를 바로잡습니다. 

인쇄소에서 본문을 출력한 후에 제본하기 전에 본문 모양으로 내지를 접어서 확인용으로 원고를 주는데요. 이 상태를 가제본이라고 합니다. 


요렇게 생겼어요. 표지까지 붙여서 그럴 듯하게 가제본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렇게 묶인 단위가 바로 인쇄기에서 한번에 인쇄되는 분량이지요. 

문제는 이 가제본 상태에서 오류를 발견했을 때입니다. 물론 아주 중대한 실수인 경우에는 다 버리고 인쇄를 다시 해야겠지만 사소한 오류일 경우에는 감수하고 제작을 진행할 수밖에 없지요. (대신 저 묶음 단위 안에서 실수가 있을 경우 그 묶음만 다시 인쇄하면 되니까 비용을 적게 들여 수정할 수 있겠지요.)

제가 발견한 오류는 장 표제지(하시라) 밀림 부분과 오타 한 부분입니다.

43쪽 오른쪽 하단 장 표제지가 앞 장 표제지로 표기되어 있어요. 이게 한 페이지씩 땡겨지면서 발생한 듯합니다.

117쪽 하단 주석 스킨테어 -> 스킨케어

5장 제목 떼 빼고 광 내기 -> 때 빼고 광내기


제가 원체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서 사실 편집자로서 능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으레 편집자라면 맞춤법 강박증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강박을 싫어하는 편이거든요. 다른 출판사 책에서 오타를 발견하면 오히려 재미있어 하는 인간이며 편안한 글을 쓸 때는 사전도 안 찾고 멋대로 글을 씁니다. ...이런 언어파괴자;) 그래도 현재 저에게는 번역자로서의 정체성보다는 편집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잔실수가 발견되면 참 창피하고 독자들에게 죄송합니다.

아마 더 많은 실수가 숨어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제보해주시면 다음 책에는 꼭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빰빰빰~ 이스터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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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스터에그라는 것을 숨겨놓았는데요. 이스터에그는 영화, 책, CD, DVD,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답니다. 부활절(이스터)에 달걀을 숨겨놓고 찾게 한 풍습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네요. 보물 찾기와 비슷한 건가봐요. 보통 개발자들이 애용하는 장난이기도 하지요. 출판계에서는 북스피어 출판사의 이스터에그가 아주 유명하지요. 저도 북스피어 출판사를 본 받아서(?) 책 곳곳에 텍스트 몇 개를 심어봤어요. (미스터리, 보물 찾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도전해보시지요.)

->> 그.러.나 오타가 난무(!)하는 바람에 이걸 이스터에그로 헷갈려하는 분들이 계시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하하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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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에그는 3가지인데요. 혹시 전부 찾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포스팅에 비밀댓글로 달아주세요. 

선착순 3분에게는 소정의~ 아주 소정의 선물을 드리도록 할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