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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에게 고양이를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이 올해도 찾아왔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향하게 만드는 감독이다.

익숙한 얼굴의 배우가 주인공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영화의 짝궁 배우 모타이 마사코 씨가 안 나와서 좀 섭섭했지만.)

약간 일본 만화에 나오는 쾌활한 느낌을 주는 배우가 영화와 잘 어울렸다.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해야 할까, 4가지 에피소드가 연달아 나오고 사이사이에 짧은 고양이 영상이 나온다.

고양이 애호가를 위한 영화인지, 아니면 고양이 애호 장려 영화인지.

고양이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영화다.


엔딩 크레딧 영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가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들이 영화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한 것 같다.


고양이와 함께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에 불을 지른 영화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요네하라 마리가 고양이를 만났던 것 처럼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 나타난다면 생각해볼지 몰라도

고양이를 사오거나 하는 건 아직 선뜻 내키지 않는다.


고양이 렌탈 싸비스가 정말 있다면 좋겠다만.


참, 영화 배경이 무더운 여름인데, 우리나라 개봉은 겨울에 했다.

바깥 날씨는 추웠지만 영화관(스폰지하우스)의 배려(?)인지 연출(?)인지

난방이 빵빵해서 후덥지근한 배경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었다. 허허-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2012)

Rent-A-Cat 
8.7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이치카와 미카코, 쿠사무라 레이코, 미츠이시 켄, 타나카 케이, 야마다 마호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일본 | 110 분 | 2012-12-13

왠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영화를 보면서는 일본어를 몇 개씩 기억해 오곤 한다.

『안경』에서는 게코데쓰~ 호리아리마쓰요~ (발음 잘 모름, 들은 대로 씀)

요번에는 여주인공인 마치 '계란이 왔어요~' 톤으로 외친 '렌타르~ 네코! 사비시니 히토리어쩌고 네코 어쩌고~'


열네 마리인가? 그 많은 고양이를 데리고 어떻게 영화를 찍었을까.

특히 바구니에 담겨 있던 그 고양이, 잊혀지지 않는다.


물론 고양이가 전면에 나온 영화지만 누구나 간직한 외로운 마음의 구멍, 그 구멍을 뭘로 메워야 할지,

사람들은 어떻게 그 구멍을 메우며 사는지 - 사람들의 고양이는 무엇일지 생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