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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덕 출판 일지

텀블벅 프로젝트 알리기

텀블벅 프로젝트 마감 후기에서 홍보 방법에 대해 나중에 글을 올린다고 했는데, 늦장을 부리다가 이제야 올립니다. 사실 까보면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이것저것 쥐어짜본 경험이니 재미로 읽어도 괜찮고요. 아직 웹에 자신을 꺼내놓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눈팅족이었던 저의 선례를 남기는 것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텀블벅을 결심했을 때 여러 프로젝트를 구경했는데, 역시 팔로워가 많은 창작자의 프로젝트가 성공률이 높았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를 올려도 널리 알리지 않는다면 성공 확률이 희박해보였다. 그리고 텀블벅을 통해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꼈다고 해도 결제까지 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 장벽이 있다. 내가 참여자일 때를 예로 들어보자면, 과연 내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진정 있을까?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까? 실패할까? 후원하려면 가입해야 하네? 결제하려면 카드 정보도 넣어야 하네. 얼마를 투자할까? 오늘 할까? 내일 할까?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내일 해도 되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이 흐르곤 했다. 

하여 프로젝트에 흥미가 있다고 해도 바로 결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후원이 필요한 사람 수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사람에게 프로젝트 소식이 노출되어야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욕을 디립따 먹는 노이즈 마케팅을 할 수는 없고 사람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중고나라에 떡 하니 글을 올릴 수도 없다.

홍보하고 싶은 것이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며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를 드러내야 하는 것이어야 자연스러운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다. 프로 홍보꾼이 아니니까. 프로 홍보꾼이라면 어떤 아이템이든지 세련되고 눈에 튀는 카피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고 좋은 이벤트를 열 수도 있지만 덕후 출판을 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 이야기에 공감을 바라는 진심을 담아서 글을 쓰는 것뿐이다.


커뮤니티

원칙은 최대한 타겟 독자층이 밀집된 곳에 기분 나쁜 홍보가 아니라 즐거운 소식(가십)이 될 수 있도록 쓴다. 그리고 글을 복사해 쓰지 않는다. 커뮤니티마다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매번 새롭게 글을 쓰자.

나는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컨텐츠를 즐기는 커뮤니티, 영국 문화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는 커뮤니티, 번역, 1인 출판에 관심이 있는 커뮤니티를 추렸다. 이미 내가 다 관심이 있었던 커뮤니티였고 주로 오래 전부터 찾던 곳이었기에 그곳 분위기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영드갤은 어려웠다. 익명에 반말에... 드립력 부족!) 가장 힘들었던 점은 똑같은 글을 올리지 않는 것. 그래서 글을 만들어내느라 며칠 간격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 끄럽지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올렸던 글을 링크한다. 


러브 파라독스

예전에 출퇴근할 때 팟캐스트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들어봤는데 거기서 임경선의 헉소리 상담소를 접했다. 뭔가 시원시원한 상담이 마음에 들어서 챙겨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쨌든 그때 알게된 홈페이지에서 글도 읽고 임경선 작가의 『엄마와 연애할 때』라는 책도 재밌게 읽었다. 드라마, 연예 이야기도 종종 올라오는 게시판이라 프로젝트 소식을 올려봤다.  


듀나 게시판

영화평론가 듀나 님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영화, 영상 콘텐츠 관련 지식이 많은 분들이 우글우글. 눈팅하던 시절에 미란다가 좋아하는 코미디언 듀오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어서 프로젝트 소식을 꼭 올려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역시 미란다를 아는 분들이 많아서 기뻤다.


미드나잇

미국 드라마 덕후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여기 가면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져서(울먹울먹) 드라마 폐인되기 십상이라 조심조심 출입해야 한다. ㅋㅋㅋ


시네스트

이곳은 자막 능력자들이 모여 있는 곳. 공부한다고 <프렌즈> 자막을 만들거나 <캐롤라인 인 더 시티> 자막 만들 때 많이 참고했던 곳이다. 능력자분이 덧글을 달아주셨어... 


영드갤

디씨인사이드는 가끔 가서 눈팅을 하긴 했는데 아직 적응을 못해서 글 처음 쓰는데 엄청 후덜덜했다. 사이트 특성을 최대한 파악하고 글을 쓰는데... 하지만 덕력 가득한 이곳은 쉽게 파악할 수 엄써...!! (미란다 원서 소식도 예~~전에 이미 올라와 있었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글을 올렸고 다행히 상냥한 갤러들 덕분에 마음이 훈훈했다. 

그외에 네이버 카페 중에 영드모 카페와 영상번역 전문 카페인 오픈케어에 올렸다. 영드모는 영국 드라마 카페인데 가끔식 미란다 소식을 공유하던 곳이고 오픈케어는 예전부터 온라인에서 번역 스터디를 하던 곳이다. (카페는 가입을 해야 글을 볼 수 있을 듯.)

펀딩 중반에는 텀블벅 후원금이 쪼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글이 진화했다. 그래서 듀나 게시판이나 영드갤 게시판에 올린 글들은 더욱 절절함이 담겨 있는 느낌... (게시판 올릴 때 앞뒤로 무슨 글이 올라오는지도 굉장히 중요. 글 올렸는데 바로 수지나 아이유 글이라도 올라오면....... 아... 망했어요~)

온라인에 글을 올릴 때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눈팅족' 내가 바로 눈팅족이었기 때문에 아는 것인데, 덧글을 안 달아도 뭔가 마음에 꽂히면 행동력은 누구보다 빠른 눈팅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덧글 안 달린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신중하게 글을 작성할 것. (눈팅족은 기억력도 좋아요. 시시콜콜한 사이버상의 논란을 잘 기억하는 1인.)


페이스북 페이지

사실 SNS는 아직도 어렵다. 페이스북 개인 계정을 제대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페이스북 페이지도 적응하기가 참 힘들다. 분석툴을 보면 모바일 접속률이 거의 90%에 달하는데... 요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정보를 소비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실험하는 차원에서 페이스북 광고를 일주일 정도 해보았는데 '좋아요' 수가 그때 100명 가까이 늘긴 했다. 하지만 비용 대비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타겟을 좁혀서 하는 게 좋긴 한 것 같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한 생각은 좀더 정리해서 올려야 겠다. 


추천의 글

일대일 방문판매...가 아니고 블로거들과의 접촉. 미란다의 책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국내의 미란다 덕후들의 짧은 평들을 책 앞에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여성 코미디언들의 추천사를 넣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마땅한 사람이 생각나지 않기도 했고 미란다를 아는 사람이어야 책을 재밌게 읽고 추천의 글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란다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무척 반가웠다. 특히 블로그에 쓴 <미란다> 리뷰들을 보면서 표지나 책 내용을 손보기도 하고 미란다를 왜 좋아했었지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했다. 흔쾌히 추천사 써준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혼자 책을 만들다 보면 나 혼자 삽질하는 거 아닌가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는데 추천사 덕분에 나 말고도 이걸 좋아하는 사람의 에너지가 책에 담긴 것 같다.

참고로 추천사 부탁은 30명 정도에게 부탁했던 것 같다. 근데 블로그를 더이상 운영하지 않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서 답변이 오는 것은 50%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뭔가를 의뢰할 때는 답장 올 확률이 100%가 아니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앞으로는...

텀블벅은 어찌어찌 성공시켰는데 책은 어떤 식으로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이다. 흠... 게리 청소기(원래 상표는 헨리) 회사랑 콜라보레이숀이라도 해야 하나? ㅋㅋㅋ



홍보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내 주변 말고 내 물건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큰 돈을 들여 대형 광고를 하는 것이겠지. 멀리 있는 사람의 생활 패턴을 세세하게 예측하고 정확히 타겟에게만 물건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가 어려우니까. 홍보가 익숙하지 않으면 너무 시끄럽게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판매에 혈안된 장사치가 되는 기분. 장사치 맞긴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 대체할 거리가 너무 많은 세상이니까.

마무리는...

이렇게 살 것이 많은 시대에 <미란다처럼>을 사주는 독자들, 정말 고마워요!